2. 책 정리 해, 아빠!
“책 정리 해, 아빠!” 토요일 아침 7시, 조용히 책을 읽던 나는, 책꽂이에서 굴러 떨어진 책 몇 권을 집어서 책꽂이에 꽂으며 장난에 열중인 재원에게 물었다. 그랬더니 세 살 박이 녀석이 신기하게도 이렇게 대답했다. 순간, 말이 참 빠르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안동 하회탈처럼 웃는다. 그리고는 내 교통카드 수첩을 내놓으라더니 한참을 가지고 논다. 수첩은 세 살 박이에게 무슨 의미일까? 나는 재원이 돌보기보다 내 독서에 열중하고 있다. 무얼 읽는지도 모르게 그렇게 읽고 있는 녀석이나, 놀아달라는 속뜻도 모른 채 자기 독서에 열중인 제 아비나 가관이라는 듯이 아내가 도끼눈을 뜨고 지나쳐 간다. 뒤통수가 시베리아 벌판처럼 시리다. 아빠는 무슨 책인가를 읽고 있다. 나는 책꽂이를 정리하고 있다. 아빠는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