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초1~4학년-임재혁일기

호오달 비빔밥ㅡ인지하지 못한 기념일!

madangsoi 2016. 7. 25. 18:38

 

 

 

 

 

 

 

호박 채 썰어서 들기름에 달달 볶고

오이 채 썰어서 대접에 깔아서는

달걀은 프라이 초고추장 넣어 비비다가

 

오늘이 무슨 날이긴 한데, 기억 안 나!

6.25 정전기념일은 모레, 장모님 생신?

보름전 생파 끝냈고, 아내는 광복절 전!

 

저녁 도시락 날벌레 땜에 버려서요!

야자 위해 저녁 먹으러 온다더니, 그게?

잊은 거 없어요, 아빠! 암시나 복선이었나?

 

어제 저녁부터 부어오른 오른 발 통증에

나흘 째 쏠렸던 고통으로 정말 잊었었다.

열일곱 해 한 번도 잊지 않았던 아침밥상!

 

막내 치과 치료하러 폭염 피해 들어간

로또 판매점, 가족 생일 마킹 때에도

무심코 기억해냈던 7과 25는, 무얼까?

 

폭염 탓, 발 통증 탓, 내신 탓, 진학 탓에

온통 쏠린 네 탓에 잊어선 안 되었을,

오늘은 아내 출산기념일, 고2 맏이생일!

 

호박전, 느타리전, 문어숙회, 오이콩국

육해공찌개, 치킨셀러드, 미역국 없이도

달달한 가정식백반집 제육덮밥 다이어트!

 

2016년 7월 25일 월요일 아내의 건강검진과 4박 5일간의 휴가가 시작되는 날이다. 아내는 아침 일찍 건강검진을 마치고 11시부터 4시까지 근무를 하고 장모님께 전신마사지 전문업체에 가려던 계획을 장모님의 요청으로 재난블럭버스터 [부산행] 감상과 저녁식사대접을 마치고 귀가한다고 연락이 왔다. 오른쪽 발목 기브스의 고통 속에서 예민해 있던 내게 고2 맏이의 전화가 왔다. 발통증 탓에 가는 말이 짜증처럼 들렸다는 오는 거친 말! 도시락에 날벌레가 있어서 저녁 먹으러 온단다!

대접하고 싶지만 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서 알아서 하라고 했다. 곧이어 아내의 전화, 오늘이 고2 맏이의 생일이란다. 아내의 출산기념일이다. 어쩐지 오늘 이상하게 어떤 기념일이 아닌가 하는 확신없는 의심이 있었다. 그런데 전혀 눈치를 못 챘다. 기말고사 이후 다소 의기소침해진 맏이 탓이라고 생각했다. 아버지이면서 진로진학을 늘 언급하는 교사로서의 이중성 탓이 컸다. 진인사대천명! 그걸 바랐을 뿐이다.

내 생각일 뿐이다. 맏이의 입장이 아닌, 아빠의 입장! 기시현상같은 무언가가 스치고 지나갔다!

 

1. 작년 맏이 생일상에 노출된 가족 신체 일부를 스마트폰으로 잘라내기를 했더니 가장 최근의 사진이 되어 오늘 찍은 사진처럼 바탕화면에 보였다.

2. 오늘이 무슨 날이긴 한데 전혀 우리 가족 기념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국가기념일이거나 역사속 특정일이라고 생각해버렸다!

3. 아내의 생일을, 아내의 맏이 출산기념일 확인없이, 확인하고 스마트폰 일정에 입력했다는 사실이다!

4. 폭염을 피해 들어간 로또판매점에서 아내, 맏이, 막내의 생일을 확인하면서도 7과 25가 오늘이라는 사실을 전혀 의식하지 못 했다!

 

정말 무언가에 씌인 날이다! 여보, 미안해! 출산기념일 축하해! 그리고 도원아, 생일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