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님은 갔지만은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얐습니다.
한용운 님의 [님의 침묵]에 보이는 역설, Paradox다. 겉으로 보기에 말이 되지 않지만 한 번 더 생각해보면 논리적으로 맞다. 모순형용의 대명사인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찬란한 슬픔의 봄'과 같은 표현이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김소월 님의 [진달래꽃]의 4연은 반어적 표현의 대명사다. 하지만 애이불비, 슬프나 슬프지 않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반어, Irony는 서정적 자아의 기대와 반대로 발생하는 정서다.
어제 아내와 카톡을 했다. 고2 딸아이가 오늘 통일발표대회 준비가 부족하다며 새벽 3시 30분에 깨워달란다고 했다. 하나도 외우지 못했다기에 포기해라 전해라, 그게 답이라고 전했다. 이후 카톡은 두 여인 모두 읽지 않았다. 하면 내 대답은 역설이 된 걸까, 아니면 반어가 된 걸까.
그 딸아이를 위해 새벽식사준비를 하면서 내내 마음이 걸렸다. 아마도 하나도, 라는 표현은 완벽하게로 해석해야하지 않을까!
다시 카톡에 통일발표대회 최선을 다해용! 이렇게 문자를보냈다. 하면 어제 카톡의 반응은 역설인가, 반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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