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26일 금요일.
아침부터 아들은 놀 궁리, 스마트게임 할 궁리, 텔레비전 볼 궁리 중. 아내는 오늘 한일태권도 시범대회 태권도복 챙기라 난리. 스마트게임도 텔레비전도 금지. 만기가 된 적금 찾아 예금하고 다시 1년 정기적금을 들고 ♥♥중학교 ♥♥♥회 2차 결산 후 계좌이체하고 머릿속으로 부대찌개를 그려보다가 오렌지, 단감, 바나나와 토마토, 상추를 사다가 맛있는 ♥♥♥소고기새송이구이를 준비한다.
오전 내내 핫도그타령에, 게임타령, 친구타령, 텔레비전타령에 과일타령까지 하는 아들에게 선전포고. 오늘 있을 태권도시범불참 선언. 해야할 일보다 하고 싶은 일만 하는 아들에게 실망감을 주는 무관심포. 다급해진 아들은 태권도복타령하다가 일기쓰기와 이야기나라 저녁에 하겠다는 약속이 돌아온다. 쓰지마, 하는 답변을 하고 계속 갈등 중.
2시 50분 오투를 입고 한일태권도장행. 무심한 듯 아들의 태권도심사를 보고 무심한 듯 돌아서 다시 귀가. 야쿠르트20개와 계란 한 판, 종량제봉투에 화장실 휴지통을 비우고 음식쓰레기도 버리고 세탁기를 돌린다. 9시 전후에 청소기 돌리고 걸레질한 여유다. 맥심믹스커피 한 잔 하려다가 화장대 위에서 낯익은, 아니 낯선 46세 남자가 까맣게 웃고 있다. 달력은 1987년 5월과 6월. 내 나이 17세, 고1때다.
그 이는 우리 아버지. 나도 이제 그때의 아버지 나이. 마흔여섯살. 아들을 꾸짖는 내게서 아버지의 까만 얼굴에 하이얀 치아의 미소가 흘러내린다. 아버지는 이런 건가 보다. 아버지, 당신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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