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청개구리처럼 맑고 큰 눈망울
고1 맏이 중간고사 이틀째 새벽에
닭죽 달달 데피면서 정한수 올린다.
세종특별자치시 원주민 내 아버지
삼수생 막내 대입 합격 기원 때처럼
유독 좋아하는 붉은빛깔 사과 깎다가
맛좋은 사과 고르다가 맛본 한 조각
아뿔사 속말 가득, 이 만큼 틀리면
내 부주의겠다시퍼 그 만큼 채우다
조각조각 모여 만 점이라 넋두리 하며
다른 사과 반 쪽 잘라 똑같이 맛보고
그 절 반의 삼분의 일 채워넣는 노파심
혹시나 닭죽 흘리면 점수 떨어질까
작고 예쁜 숟가락 건네다 큰 것으로,
시험은 맏이 보건만 내가 살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마흔다섯 부정이겠다.
평소 일 핑계로 다 못한 아버지 노릇
사과 깎아 간식 주는 걸로 퉁 칠 일일까
사과 마음에 사과 깎으면 점수 깎일라
사과 껍질 칼로 벗긴다, 고개 끄덕끄덕.
말이 누가 될까 말 아끼는 맏이 시험날
중간고사 네가 보는데 내가 참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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