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입준비
사실 고등학교 입학원서를 낸 적이 있다. 일단 특목고라고 불리는 과학고이다. 내가 지원한 고등학교는 한성과학고등학교였다. 입학원서는 제 때에 냈지만 다른 애들에 비해 별로 노력한 성과가 없었다. 자기소개서는 짧은 시간에 쓴 것만이 다였다. 잘 다듬어지기 않았기에 나로써도 내용을 보면 약간 언짢았다. 또한, 내가 과연 여기를 원하는가를 생각해본 적이 있다. 여러 가지 생각들로 인해 면담 연습도 제대로 해지지가 않았다.
방문 면담이 다가오자 교장선생님께서는 방문 면담 대상자를 모아 모의 면접을 보기로 하였다. 그 날이 바로 천호 예술제가 있는 날이다. 30분마다 대상자는 바뀌는데 내 차례일 때, 교장선생님은 잠시 쉬러 가셨다. 실전도 아니면서 나는 또 한 번의 긴장감을 받았다. 예술제가 끝날 무렵, 나는 찾아갔지만 아직 자리에 없으신 상태였다. 나는 긴장감을 못 이기고는 그냥 집으로 가버렸다. 울고 있었다. 마음으로 울고 있었다. 도망쳐 버린 것이 너무 한심했다.
예술제 다음 날은 체육대회였다. 체육 대회 당일, 우리 반은 반티를 입으며 체육대회가 시작하자 모두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 좋은 모습에 나는 약간의 미소를 지었다. 담임선생님께서는,
“어제 너 모의 면접 못 한 거 오늘 한대.”
라고 하셨다. 나는 체육대회가 끝나고 부리나케 뛰어 가다 교장선생님을 만났다. 교장실에 들어오고는 왠지 모르는 따뜻한 기분이 든 것은 왜 일까?
모의 면접의 질문 치곤 교장선생님께서 어려운 질문을 해주셨다.
“최현휘! 학생에게 있어 ‘자기주도학습’의 의미와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오히려 교장선생님께서 나에게 설명해주셨다. 자기주도학습은 말 그대로 자신이 주도하여 하는 학습을 일컫는다. 어느 곳에 자기소개를 할 때, 자신에게 어떤 어려운 점과 어떻게 극복해 왔는가에 대한 사례를 드는 등이었다. 하지만 긴장감 때문인지 막상 생각이 나지를 않았고, 생각이 났다고 하여도 자신감 있게 말로 표현을 하지 못했다.
면접 당일, 마지막 순서인 내가 면담실에 들어갔다. 긴장감은 들지 않았고, 그 학교 선생님들이 나를 편하게 해주시는 것 같았다. 면접 질문을 그다지 어렵지 않았고 자기소개서 위주로만 나온다. 이번엔 용기를 내어서 답을 크게 말했다. 한 번 말하고 나니 후련해지는 느낌이 나서 좀 더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었다.
면접이 끝나고 나서 그 후, 결과를 보았다. 자기소개서랑 방문 면담이 어색했는지 붙지 않았다. 또, 면담 준비 과정 중간에
‘나는 여기를 원하지 않은 가봐.’
라는 생각 많이 들었었다. 약간의 좌절감은 있었지만 나에게 고마움으로 점차 승화되었다. 왜냐하면 자신감 있게 설명하기, 면접의 방식 알기, 자기소개서 쓰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에서 이렇게 깨닫거나 배운 것은 나중에 대학이나 취업에서 자기소개를 할 때 필요한 연습이었을 지도 모른다. 게다가 이런 도전을 했던 것도 다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된다.
마음2 난타
나의 중학교 시절 가장 생각나는 것들 중 하나는 수학 선생님이 하셨던 모듬북 동아리이다. 이 동아리를 시작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였다. 동아리 선택에 망설이던 나는 원래 모듬북 동아리 소속이던 내 친구의 요청으로 같이 하게 되었고, 다른 친구들도 따라 나와 같이 하게 되었다. 리듬을 타면서 하는 것을 좋아했는지 점점 재미있어 졌다. 동아리 모듬북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있다. 모듬북 동아리는 학교 행사에 무대 공연을 목적으로 있으며 1학년들은 제외하고 다 나간다. 동아리라 동아리시간에만 하면 연습량과 시간이 맞지 않아 토요방과후로 활동하는 경우도 있다. 무대에 올라서면 긴장감이 불어나는 동시에 실수를 할 것 같은 두려움에 쌓일 것 같은 기분도 들었지만 학교 행사 천호 예술제일 때, 모두의 용기로 공연을 훌륭하게 마쳤다.
우리 모듬북 동아리는 연습이 많은 편이고 심지어 공연 바로 몇 주 전부터 점심시간 마다 박자를 맞추기 위해 음악실에 모여 매일 연습을 하였다. 중간에 약간 실수도 있었지만 연습을 하면서 점점 흥미가 생기니까 리듬감이 길러지고, 북을 치는 것에 맛이 들렸다. 안타까웠던 점이 있었다면, 내가 아는 2학년 아이가 있다. 그 애는 연습을 꾸준히 하지만 리듬을 못 탄다는 둥 애들에게 좋지 않은 소리를 듣는다.
‘못하면 어때서 노력한 것이 더 멋지구만!’
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뭔가 안타까운 기분이 들었다.
또 다른 아는 아니, 알게 된 2학년 친구가 있다. 그 애는 열정이 많았으며 무대 공연할 때, 나와 같이 맨 앞에, 내 옆에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 아이는 연습을 하루도 빠진 적이 없다. 모듬북 동아리에서 서로의 정으로 같이한 친구라면 이 아이다.
천호중학교 예술제 무대 공연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 모두들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연습하고 있었다. 원래는 노래까지 넣어 리듬에 맞추어 치려했지만 박자 맞추는 시간을 고려해 노래는 차마 못 넣게 되었다. 혼자서 연습할 때와 여럿이 함께 연습할 때와는 효과가 다르다. 혼자서 연습할 때에는 자신이 정한 빠르기로 가지만 여럿이 할 때는 각자 자신이 정한 빠르기로만 가서 박자가 맞춰 지지 않는다. 일종의 팀워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팀워크에도 예외가 있었다. 못해도 노력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안하는 사람이 있었다. 음악실에는 피아노가 있어서 몇몇 애들이 중간에 북 대신 피아노를 치러 간다. 약간 화가 났었다. 내가 주의를 하지만 마지못해 선생님까지 그것을 보고 폭발하셨다. 애들은 그 주의를 듣는 둥 마는 둥 점심시간 마다 피아노만 친다. 공연이 다가오자 그래도 애들은 공연 준비를 위해 노력을 해주었다. 나는 연습 끝에 무대에서 대북을 맡고, 무대 앞에 서있게 되었다. 뭔가 두근거릴 것 같았지만 한편으로는 자부심을 느꼈다.
예술제 당일, 1부, 2부로 나뉘어 북을 친다. 1부와 2부 때는 보러 오는 학년이 달랐다. 무대에 올라설 때, 긴장감과 두려움 대신 재미를 느끼며 올라섰다. 우리는 적당한 박자로 공연을 하여 그 성과를 퍼부었다.
이제 한 공연이 남았다. 바로 졸업식 콘서트이다. 졸업식 콘서트에서는 수학 선생님께서 노래와 다른 박자, 그리고 표현 등을 추가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북을 치면서 마음이 즐거웠던 중3시절을 잘 마치고 싶었다.
나는 북을 치면 모듬북 동아리에 대해 여러 가지 추억들이 솟아난다. 마치 치면 칠수록 가슴이 타는 것 같다. 추억들이 많아져 생각이 많아지고 또, 마음이 따뜻해지기 때문이다.
일상의 나
꿈을 이루는 것은 힘들다. 꿈을 찾는 것 또한 힘들다. 사람들이 나의 꿈이 무엇이고 그것이 무엇을 하는 것인가를 물어 본다면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할 것 같다. 말하기가 부담스럽거나 쑥스럽기도 하지만 꿈에 대해 정확하게 확립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난 이 고민을 지금도 하고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며 그것을 하게 될 때 자신이 즐거움을 얻는지도 궁금하다.
천 리를 보는 천리안처럼 나는 미래를 볼 수 없다. 하지만 미래를 상상할 수는 있다. 상상력이 힘이라는 말이 있다. 꼭 물건을 구상하는 것만이 상상력이 아니라 자유롭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들 ‘타임캡슐’이라는 단어를 들어 봤을 것이다. 나의 미래가 아닐 지도 모르지만 나의 미래에 대한 상상이라고 생각하면서 30년 후의 타임캡슐을 써낸다.
“자, 이제 다 왔다.”
“와~!”
나는 나의 아이들과 함께 나의 중학생 시절에 다녔던 천호중학교에 왔다. 학교는 지금도 운영하고 있고, 그다지 많이 변하지는 않은 것 같다. 내가 그 시절 타임 캡슐로 삼고 싶었던 것은 이 중학교이다. 여러 추억들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중학교 시절 중 내가 가장 기억에 남았던 시기는 중3시절이다. 중학교 3학년은 기말고사 시험을 치르고 나서 통합수업으로 넘어가 애들과 즐거운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것보다 더 의미 있는 학년이었다고 생각했다. 왠지 나의 마음을 더 크게 해준 것 같았기 때문이다. 좌절에 빠지거나 슬픈 일이 잦았어도 그 후에 재미있는 일과 접하게 되면 기분은 더 좋아졌다. 마침 학교도 쉬는 날이고 문이 열려있어 들어가 보았다. 음악실, 당시 나의 교실 등 곳곳을 둘러보니깐 이야기가 하고 싶어진다.
중학교를 다녀보고는 참 고등학교 같은 중학교였다. ‘고등학교 친구는 오래간다.’ 라는 듯이 이 중학교 친구들을 잊지 않을 것만 같다. 중3이 돼서야 우리 학교의 정을 많이 느낄 수 있었는데 졸업이 다가오면 그냥 계속 남아있고 싶다는 생각이 날 정도였다. 비록 인조잔디로 되어있지만 푸른 운동장 위로 나에게는 커다란 타임캡슐을 쥐고 있다.
옛날에 나는 사교성이 별로 없어 친구를 잘 안 만들었다. 딱히 괴롭히는 사람이 없었고, 혼자 노는 것을 좋아했다. 내가 공부를 재대로 시작할 때는 5학년 때 부터이다. 그 때부터 나는 심심할 때면 TV를 보거나 공부 이외엔 하는 게 없었다. 공부는 외우는 형식이라 별로 흥미를 느끼지를 못했다. 6학년 때, 송파구에서 강동구로 전학을 왔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1학년을 거처 중학교 2학년이 된다. 6학년 때 알았던 친구도 있었다. 나는 친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를 말이다.
나는 시간을 정하지 않고 행동하는 편이고, 어떠한 것을 시작하면 끝을 보긴 보지만 흥미가 떨어지게 되면 그것을 안 하게 된다. 약간 변덕스러운 것이다. 중1과 중2 때는 그럭저럭 공부하였다. 성적은 중3이 되고서 좋아졌지만 공부에 흥미가 떨어지는 것이었다. 학교에서 진로에 대한 설명이나 활동 같은 것들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인지 나는 나름대로 목표를 아직 확실하게 정한 것은 아니다. 언젠가는 잡아지겠지 하면 그 때 가서 후회할 일도 생길 것 같다. 목표가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 되도록 이면 하고 싶은 일들을 찾고 고등학교에 가서 열심히 할 생각이다. 이제 물러서지 않을 거다!
내가 이 스토리텔링 반에서 느낀 바가 있다면?
솔직히 말하면 나는 작년 겨울에 스토리텔링 방과후학교를 신청하려 했었다. 그 때, 나는 별로 책 읽는 것이나 글쓰기에 관심이 없었기에 글을 그다지 잘 쓰지는 못한다고 생각하였다. 처음에는 원고지를 주며 띄어쓰기나 맞춤법을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셨다. 그러고 나서 점차 글쓰기에 돌입하고는 주제에 맞게 글을 쓰는 것이었다.
‘자신이 직접 소설을 써보아라, 수필이나 경험을 적어라.’
라고 하시며 나는 평소에 생각했던 것들을 썼다. 난 별로 그리 잘 썼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선생님께서 칭찬 해주셨다. 왠지 모르게 기분은 좋았다.
이제 와서 생각나는 것인데 수필은 어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쓰는 글이라고 한다. 즉, 자신의 생각이나 생각 했던 것을 솔직하게 쓰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꼭 잘 쓸 필요가 없다. 자신의 글은 남의 생각이 아닌 자신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 반에서 하고 있는 대회, 즉,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을 내는 것이다. 스토리텔링 반 애들이 모여 한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므로 각각의 생각이 있을 것이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펼쳐 내 생각들을 말하고 싶었다.
'2014인문책쓰기(타임캡슐2044)' 카테고리의 다른 글
6. 은영이의 진로탐색 시간여행 (0) | 2015.04.18 |
---|---|
5. SeungSoo's Movie Story-Telling (0) | 2015.04.18 |
3. 선우의 중딩일기 (0) | 2015.04.18 |
2. 박진관의 그림일기 (0) | 2015.04.18 |
1. 성훈이랑 유리랑 타임캡슐 개봉 (0) | 2015.0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