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쓰기를 시나리오 삼아 멘토링하기, 그 실천의 미학, 제목이 그럴싸 하지만 결국 자녀에게 독서를 하게 하려면 부모가 먼저 실천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내가 독서 하니까 너도 해야한다."는 피해야 한다. 이러려면 아예 독서일기 쓰기를 시나리오 삼아 멘토링하기, 그 실천의 미학을 실천하지 마시길, 당부한다.
2007년 작. 제 4회 동작관악 사이버 독서 감상문 대회가 겨울방학 때 있었다. 초등학교 1학년인 맏딸과 함께 도전했다. 그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학부모 공모가 별도로 있었다. '화요일의 도깨비(러셀 에릭슨, 사계절, 1997)'를 골라서 동네 서점에서 구입해 같이 읽었다. 그리고 각자 독후감을 썼다. 기존의 입상작을 볼 수 있었다. 대개 작가나 주인공과 편지형식으로 대화하면서 줄거리와 감상을 적는 경우가 많았다. 공모에 응모했고 결과는 아빠인 나만 1등인 금상을 받았다. 맏이를 위로하기 위해 상품인 문화상품권을 선물했다. 맏이의 도전정신에 경의를 표하고, 실패에서 배우는 '독서일기 쓰기를 시나리오 삼아 멘토링하기, 그 실천의 미학'은 이후 수많은 지역 글쓰기 대회와 학교 글쓰기 대회는 물론 말하기 대회까지 행복한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맏이의 일기는 동생의 멘토링 교재가 되었다. 다시
시작하는 '독서일기 쓰기를 시나리오 삼아 멘토링하기', 그 실천의 미학'은 쉽지가 않다. 유튜브로 상징되는 동영상과 lol(자녀만 만세를 부르는 롤게임)에 점령당한 여덟 살 아래 재혁과의 공감이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그래, 세종특별자치시 아버지와 엄마의 조언이 자꾸 밟힌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 너도 그랬어. 강하게 대하면 서로 다치니까, 좀더 시간을 두고 기다려라. 애가 읽을만한 책도 구입해서 책꼬지랑 집안 구석구석에 놓아두고. 그냥 두고 너희 부부가 읽고 그래 보란다. 너희 엄마가, 옆에서 시킨다."
워턴, 아니 워티에게
아저씨는 신림초등학교 1학년 행운의 럭키 세븐, 7반에 11번을 번호로 가지고 있는 임도원이란 소녀의 아빠야. 우리 도원이는 요즘 다음달 9일에 태어날 동생 때문에 많은 걱정을 갖고 있단다. 무려 여덟 살 차이가 나는 남동생이거든. 그래서 우리 도원이는 애칭 ‘도투’ 때문에 많이 힘이 든 가봐. 그러다 신나는 사계절 숲속의 ‘화요일의 두꺼비’ 너, ‘워티’와 올빼미 ‘조지’를 만나고는 서로 좋은 친구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기로 했어.
책읽기에 목을 매는 우리 도원이는 도서관에서 벌써 너와 ‘조지’를 만났던 적이 있다고 했어. 그런데 아주 오래 전에 만나서 기억이 가물가물 한다는 거야. 그래서 어제 함께 서점에 가서 너를 만났지. 너와 함께 집에 돌아와서 함께 ‘워티’, 너와 올빼미 ‘조지’의 아름다운 우정을 보면서 우리 도원이와 새로 태어날 ‘도투’에게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싶어졌어. 친구사이의 우정처럼 형제간의 우애도 어느 한 쪽만의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진리를 말보다 ‘너’와 ‘조지’의 만남을 통해 이야기하면 더 좋을 거라는 생각을 했어.
‘천둥’이라는 말과 소녀의 우정과 도전을 그린 ‘각설탕’이란 영화를 함께 보았는데 아저씨는 순수하지 못해서 별 감동이 없었는데 순수한 우리 도원이는 눈에서 강물처럼 눈물이 쏟아지더라. 그러다 너를 만났고 네게 부탁하고 싶었어. 도원이가 한 계단 성장하는데 네가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말이야.
김춘수라는 시인의 [꽃]이라는 시가 있다. 네게 소개해 볼 게.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은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네가 이름 없는 외톨이 ‘올빼미’에게 ‘조지’라는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아저씨는 이 시를 생각했어. 그리고 ‘조지’가 너를 ‘워티’라고 불렀을 때 둘은 참 좋은 친구가 되리라고 생각했어. 하늘을 나는 ‘조지’의 모습을 동경하던 워티에게 ‘조지’가 천둥치는 밤의 벌집에 부딪쳐서 벌집이 되었던 공포를 이야기했을 때, ‘조지’는 더 이상 밤이 아니라 낮에 일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환경을 이겨내려는 조지의 모습. 게다가 겨울잠을 자야하는 네가 ‘툴리아’ 고모 댁에 모턴 형이 만들어 준 ‘딱정벌레 과자’를 드리러 가는 기특한 모습을 보면서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 씀씀이와 도전하는 용기 있는 모습을 우리 도원이에게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했어
.
스키를 타고 가다가 그루터기 아래에서 사슴쥐를 구해주고 두려운 올빼미를 친구로 삼으려 했던 너의 모습. 그리고 너를 잡아먹으려고 하는 ‘조지’의 생일까지 일주일 동안 보여준 너의 모습은 아저씨가 우리 도원이에게 바라는 모습이었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주변도 깔끔히 정리하고, 만약을 대비해서 스웨터의 실로 사다리를 만드는 너의 모습은 작심삼일로 끝나는 아저씨를 반성하게 했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라. 모든 일은 계획을 세워서 해라.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너의 모습이 참 좋았다.
널 죽이려 했던 ‘조지’를 살려주고자 하는 용서와 관용의 마음. 결국 ‘툴리아’ 고모 댁에 ‘딱정벌레 과자’를 전하는 믿음과 실천의 모습은 우리 도원이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잔잔한 감동으로 남을 거야. 물론 아저씨에게도.
누군가와 친구가 되려면, 또는 친구와 싸웠을 때 말로 이야기하기가 힘들다면 ‘조지’처럼 편지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일 거야. 그치? 친구에게 편지를 쓰면서 말로 할 때의 실수를 줄일 수도 있을 테니까. 그러면서 친구와 자신을 이해하는 반성의 시간이 될 테니까. 이 편지를 받고 ‘워티’와 ‘조지’가 우리 도원이에게 기억에 남을 답장을 보내왔으면 좋겠다. 새로 태어날 동생 ‘도투’에게 다가가는 방법 말이야. 도원이에게 동생 ‘도투’가 ‘사슴쥐들’처럼 든든한 힘이 될 거라고 꼭 이야기 해주라.
참, ‘조지’의 목을 잡고 하늘을 나는 기분은 어땠을까 참 궁금하다.
지금 하늘에는 함박눈이 내리고 있다. 너희 둘이 친구가 된 것을 축복하는 함박눈. 두꺼비 ‘워티’ 너는 또 옷을 여러 겹 걸치고 스키를 타겠구나. 씽씽. 그리고는 노간주나무 열매 차를 조지와 나눠 마시겠구나 ^.^
잘 지내.
2007년 1월 6일.
함박눈 내리는 날에 신림초등학교 1학년 7반 11번 도원이 아빠가.
(2007년 작. 제 4회 동작관악 사이버 독서 감상문 대회 금상 수상.)
- 임흥수, '도원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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