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스토리텔링동아리(아무거나)

영화 '나랏말싸미' 유감

madangsoi 2019. 7. 25. 05:51

 

 

 

 

도경 : 보셨어요?

담샘 : 봤지. 조철현 감독님 말처럼 국보급 건축물에, 산스크리트어까지 한 편의 드라멘터리였어.

진수 : 아주 고약한 신하만 '훈민정음 해례본'을 가져갔잖아요.

담샘 : 맞아. 현존 유일의 간송 전형필 님이 경상북도 희방사에서 발견된 '훈민정음 해례본'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나 싶었다. 최근 논란이 된 상주본은 실체가 없으니까 제외하고. 그가 누군가 영화 끝나고 찾아 봤더니 고약해(高若海)는 실존 인물이더라고. 영화 속에서 겉으로 유교를 이야기하면서 승진 때랑 복을 빌 때는 부인들을 통해 불교에 의지하는 사대부들의 이중성을 비판하는 두통약 캐릭터잖아. 고약해(정해균 역)는 형조참판로 4명의 임금을 섬겼으며, 각종 중직들을 거친 명재상이란다. 그는 영화 '나랏말싸미(The King's Letters, 2019)'에서처럼 사사건건 세종에게 쓴소리를 했는데 이로 인해 세종은 골치 아파했지만 내치지는 못했다고 한다. 당장 내치고 싶었지만 겁을 먹고 다른 신하들이 직언을 하지 못할까 괴로움에도 참았단다. 세종이 한 번 파면한 적이 있었으나 1년 뒤 다시 조정으로 불러들였고, 곧을 ‘정’, 은혜 ‘혜’의 ‘정혜(貞惠)’라는 시호로 내렸단다.

진수 : 그래서 고약하다가 명재상 고약해에서 온 거네요.

담샘 : 근데 고약해는 1443년, 훈민정음 창제하던 해에 개성부유수로 재직 중 사망했으니 1446년 훈민정음 반포할 때는 없었으니 이마저도 역사 왜곡인가? 문학적 상상력인가 싶었다. 아무튼 세종대왕이 애처로웠어. 우리들의 우상인 세종대왕이 편협해 보였어. 뒤끝작렬은 중전 소헌왕후의 선공후사 덕이었다니? 답답했지.

도경 : 협치라는 게 어렵대잖아요.

도연 : 와우, 협치?

담샘 : 큰 스님의 말씀처럼 한 줌도 안 되는 유자들의 나라 조선의 유능한 왕. 그 분의 고뇌가 소헌왕후의 도움 속에서 신미 스님, 신미대사와 스님들의 도움으로 펼쳐지지.

도연 : 용비어천가와 월인천강지곡은 어떤 역할일까요?

담샘 : 용비어천가는 뺏더라. 월인천강지곡은 학조(탕준상) 스님의 랩으로 승화되었지. 언문이란 불자의 이름으로 창제되어, 훈민정음이란 유자의 이름으로 반포되었기에 더욱 세종대왕의 고뇌가 더 가슴 아팠어. 사실 샘은 유튜브에서 강상원 박사라는 분이 신미대사가 한글을 만들었다고 주장해서 놀란 적이 있거든. 그냥 상상력이 풍부한, 또는 불교계 특정인들의 짜맞추기식일 거라고 생각했지. 팔만대장경 속에 숨어 있다는 그 표음문자, 산스크리트어의 역설은 가림토 문자랑 평양 기생들이 쓰던 은어로까지 이어져 청산별곡으로 정착되었다는 사실과 역사. 팩션이라니. 초정리로 광천수 찾아 안질을 치료하러 가는 장면에서 그곳 백성들 힘들지 않게 간소화하라는 장면은 초호화 스펙터클 왕행은 압권. 드라마 '뿌리깊은나무'의 세종대왕(한석규)처럼 시원하게 욕도 못하고, 이정명의 장편소설 '뿌리깊은나무'의 세종대왕처럼 환몽적이지도 않은 세종대왕(송강호)은 신미대사(박해일)의 절제된 연기와 소헌왕후(전미선)의 몰입 연기에 더해져 아름답기 그지 없었지만 예의 두 작품처럼 반전없는 다큐멘터리였어.

도경 : 재미없었다는 거네요.

담샘 : 아니 반대야. 상상력으로 포장되었지만 조선왕조는 계속되는 고려세력들의 저항 속에 있었대. 불교도 마찬가지야. 종교적 색채가 약한 유교가 할 수 없는 영성과 비전을 불교가 담당해야 했기에 명분을 사회통합으로 잡기보다는 왕실의 안녕으로 삼았다는 거지.

도연 : 세종특별자치시도 그런 거였죠. 선생님 중시조 임난수 장군에게 세종대왕이 내린 봉토도 그런 의미라고 샘 장편소설에 나왔죠.

담샘 : '편파방송'에 나오지. 조선왕조 창업 26년만에 즉위한 세종대왕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했지. 사회대통합! 그걸 재위 32년 동안 해냈고, 국방력을 배가해서 동북아 최고의 군사력으로 명나라가 벌벌 떨게 했대.

도연 : 참, 일본 승려들 혼내는 장면이 압권이라던대요?

담샘 : 애국 코드라고들 하지만 맞는 말이지. 팔만대장경을 스스로, 백성들이 새겨야지. 자기나라 말이 아니더라도. 재미있어. 마침 한일관계 삭막한데. 통쾌하더라. 거저 먹어왔던 일본의 문화를 비판하는 코드라, 더 좋았어. "밥은 빌어먹을 수 있어도 진리는 빌어먹지 못한다." 이 말 한 마디가 압권이었어.

도경 : 그럼 실패한 건가요?

담샘 : 어제는 전체적으로 봤는데, 다음엔 세종대왕, 신미대사, 소헌왕후, 스님들, 궁녀들, 왕자들의 시각으로 보려고.

도경 : 대박.

담샘 : 어제 영화 보다가 훈민정음 서문 듣는데 '날로'를 '날마다'로 말씀하시는 거야, 세종대왕이. 그래서 귀에 거슬리는 거야. 바로 답이 나오더라고. 전부 몇 자냐? 일백아홉자이옵니다. 그럼 한 자 줄이자. 수양대군이 '날마다'를 '날로'로 바꾸더라. 108자. 불교의 108번뇌를 극복하는 것처럼, 이를 초극하자는 세종대왕의 배려.

도연 : 모든 걸 떠나서 협치를 위해 모든 걸 토론했던 세종대왕이, 훈민정음 창제 때는 비공식적으로 전개했다는 거, 이 일이 어마어마한 사건이었음을 확증하는 일대사건이란 거얌.

호진 : 세종대왕이 진짜 우리말을 사랑했을까요?

담샘 : 시작 부분에서 기우제를 지내는데 한문투로 제문을 읽어. 그러자 세종대왕께서 "그렇게 말하면 이땅의 신들이 알아 듣겠냐? 우리말로 해라!" 이러시니까 제문을 읽던 신하가 우리말로 제문을 바꿔. 그러자 정말로 드라마틱하게 뇌성, 아니 천둥번개가 쳐. 비가 며칠 동안 와. 드라마틱하지.

태영 : 억지같아요.

담샘 : 맞아. 억지같지. 근데 다 근거 있는 거야.

유빈 : 개연성이죠? 있을법한 허구.

담샘 : 맞아.

승현 : 개연성 있는 허구. 있을법한 허구. 어럽네요. 그냥 보면 안 되나요?

담샘 : 그냥 봐도 돼.

호진 : 근데요. 아는 만큼 보여요.

태영 : 맞아. 그래서 자꾸 아는 쪽을 보게 돼.

유빈 : 스타워즈, 어벤저스, 혹성탈출. 이런 거.

담샘 : 맞아.

진수 : 시리즈 영화의 진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