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여우는 담기에요. 이름과 닮아서 재치있는 말도 잘하고 친구들의 말도 잘 들어준답니다. 하지만 아직 어리기만 한 소년입니다!
어린 두루미는 탑재에요. 역시 이름처럼 등이나 목에 장난감이나 물건들을 잘 올릴 수 있는 힘과 재주가 있어요. 하지만 아직은 어리기만 한 소년이지요!
담기가 집에 놀러왔어요! 시간을 잘못 알았을까요? 동생도 데려 왔어요! 탑재가 여러 번 담기네 집에 놀러간 적이 있어서 이번에 엄마의 휴가에 맞춰 초대했대요!
탑재는 아직 학교에서 실시하는 여름방학 과학캠프에 갔대요. 10시 20분에 끝나면 10시 40분쯤 도착한대요!
친절하게 친구를 대접합니다. 장난감도 같이 가지고 놉니다. 게임도 같이 합니다. 점심식사가 맛있게 익어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몸에 좋은 감자, 양파, 파프리카, 양배추, 새송이버섯과 닭고기가 곁들여진 카레덮밥입니다. 생오이랑 파프리카가 약고추장과 함께 나왔어요.
"담기야. 이모가 적당히 담기는 했는데 조금 덜 담았어! 남기는 것보다 먹고 더 먹으면 되니까!"
"탑재 이모! 원래 우리 카레덮밥 좋아해요. 맛있게 먹을 게요!"
두 살 어린 담기 동생 담소가 익살스럽게, 그리고 예의바르게 인사했다. 탑재 아빠가 먼저 숟가락을 들고 셋이 함께 카레덮밥을 먹는다. 이내 담기가 오이를 손으로 먹다가 탑재아빠한테 제지를 당한다. 손으로 먹는 습관이 있나 보다! 담기는 카레덮밥이 남았는데도 후식으로 식탁에 올라온 수박에 손을 댄다! 탑재가 기다렸다는 듯이 담기에게 말했다!
"담기! 너 카레덮밥, 다 먹어라. 나도 너네 집에서 다 먹었다!"
"알아! 근데 나 콩밥 싫은데!"
"나도 너네 집에서 그랬어! 다 먹어라!"
"정말 먹기 싫다!"
여전히 수박만 먹는 담기에게 탑재는 재촉을 한다.
"너! 오이 손으로 집어 먹지 마라. 나도 너네 집에서 잘 안 되는 젓가락질하느라 힘 들었어!"
'담기형 원래 젓가락질 못해서 집에서는 손 깨끗이 씻고 손으로 먹어요!"
어느새 식사를 마친 담소가 예의 익살스러운 말투로 형을 변보했고, 그런 말투에 담기는 인상을 썼다!
탑재 아빠가 무안했는지 담기를 위해 변호를 했다!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식사할 때 세 가지 방법을 사용한대! 1. 손으로 먹기, 2, 나이프와 포크로 먹기, 3. 숟가락과 젓가락으로 먹기가 있대. 이 중에서 가장 많은 세계인들이 사용하는 방법은 뭐게?"
잠시 머뭇거릴 틈도 없이 탑재가 먼저 말하고, 이어서 담기와 담소도 같은 대답을 했다!
"맞아. 1번이래. 거의 1대 1대 1로 비슷한데 그중 가장 많은 세계 인구의 37%가 손을 사용해서 간발의 차이로 1등이래!손으로 음식을 먹을 경우 또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반드시 오른손을 사용해야 한대. 왼손은 화장실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왼손으로 음식을 먹는 것은 큰 실례래. 손으로 음식을 먹는 방법은 오른손 검지, 중지, 약지를 붙여 밥을 적당히 눌러 뜬 다음 엄지손가락의 손톱을 이용하여 입 안으로 밥을 밀어 넣으면 된대. 2번과 3번이 문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문화상대주의로 생각해야 한대. 다만 담소 얘기처럼 담기가 식사 전에 집에서는 깨끗이 손을 씻는다니 다행이다!"
"담기, 식사 전에 손 안 씻었는데, 집에서만 잘 씻고 먹는 거 아냐?"
탑재의 공격이 계속되었다!
"와, 이거 완전히 '여우와 두루미' 이야기네! 탑재, 다음에 담기네 놀러 안 갈거얌?"
"저도 밥 먹기 싫은데 다 먹었다는 거죠! 이게 그런 동화가 왜 나와요? 전 그냥 사실을 얘기한 겁니까?"
"담기를 초대한 건 탑재 넌데, 손님에게 예의를 갖추지 않으니까. 정도 차이일 뿐이야! 아무튼 담기는 젓가락 사용하고, 아니면 손 깨끗이 다시 씻어! 탑재도 지난 얘기 그만 대입하고, 즐겁게 놀다가 헬로팡팡 가서 즐겁게 마구 뛰어! 토 안 나오게!"
"아빠, 뭐해요?"
"엉, 동화 써!""
"제목이 뭐에요?"
"호학상롱, 호학상교!"
"무슨 뜻이에요?"
"여우(호)랑 두루미(학)가 서로 조롱하다가 서로의 잘못을 깨닫고 서로 교훈을 얻는다는 얘기얌!"
"한 번 읽어 볼래요!...... 아빠, 이거 나랑 내 친구 얘기잖아요. 이게 무슨 동화에요?"
"이런 게 동화의 재구성이야! 동화는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이지만 어른들과 세상을 돌아볼 수 있는 우주같은 스토리텔링이거든! 너도 한 번 써봐! 동화의 재구성, 어렵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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