橘化爲枳(귤화위지), 환경을 극복하는 대한민국 청년의 창조성
초나라 왕은 제나라 사신인 안자를 웃음거리로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일부러 제나라 출신 범죄자를 안자 앞에서 심문했지요.
왕의 의도를 알아챈 안자는 “귤이 회남에서 나면 귤이 되지만 회북에서 나면 탱자가 된다고 합니다. 제나라에서 나고 자란 사람 중에는 도둑이 없습니다. 그런데 초나라에만 가면 도둑질을 하게 되니 어떻게 된 영문일까요?”라고 맞받아쳤어요.
안자의 말에 초나라 왕은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답니다.
- NAVER 지식백과
橘化爲枳(귤화위지), 귤이 화남에서는 귤이 되지만, 화북에 심으면 탱자가 된다. 심는 지역에 따라 귤이 탱자가 되듯이 사람도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뜻이다.
제주도에서 귤나무가 대학나무였다. 귤은 한라봉, 천혜향이 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산 오렌지가 있다. 재미있는 것은 올해 긴 장마로 귤농사가 흉작이었다는데 이상하게 맛도 좋다. 엊그제 농협에서 하우스 감귤을 샀다. 당도가 12.5브릭스로 노지귤 10.5브릭스보다 더 높았다.
아이들이 캘리포니아산 오렌지를 일주일째 냉장고 과일 칸에 방치하고 있다. 까먹기가 귀찮았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도 맛이 없다. 아니 아내 친구가 보내온 답례품 천혜향이 더 맛있었다는 얘기다. 아내는 요즘 실뜨기에 빠졌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약간의 시간적 여유와 외출의 어려움이 가져온 습관이 실뜨기라는 취미를 만들었다. 게다가 지인들과 감사할 분들께 마음을 전하기까지 하게 되었다. 처음엔 마스크목걸이, 다음엔 목도리, 이제는 식탁유리 깔개다. 환경이 바꾼 일상의 변화다.
귤이 환경에 따라 귤이 되기도 하고 탱자가 되기도 하는 일상은 일차원이다. 탱자가 귤을 만든 텍스트였고, 이제는 천혜향이 되고, 한라봉이 되는 텍스트가 되었다. 오렌지 대체품이 되는 건, 육종학의 피, 땀, 눈물이다.
최근 일본산 샤인머스캣 로열티 문제가 뜨거웠었다. 다행인지 일본품종개량회사가 저작권 등록을 하지 않아 문제가 없다고 한다. 천혜향도 마찬가지란다. 대한민국 육종학이 더 발전해야하는 숙제가 남았지만 우리나라 농업생산력과 품종개량술은 육종선진국 일본의 기술을 정당하게 수입해 개량하여 이를 일본은 물론 미국이나 서유럽에 종주국 일본산 과일과 경쟁에서 승리하고 있다니 정말 존경스럽다.
KBS 여섯 시 내고향이란 프로그램이 줄기차게 보여준 대한민국 농업의 소득향상의 키워드는 가공식품 개발을 통해 출하량을 조정하는 것이었다. 더하기 유통구조의 개선,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였다. 물론 성수기에는 유통구조를 활용한 적정량의 출하를 통해 안정적인 수입을 창출하는 건 기본이다. 과다 생산으로 농산물을 갈아엎는 퍼포먼스로는 농촌의 자립은 없다.
SK이노베이션 광고는 대한민국의 상징이다. 산유국이 아닌 대한민국이 산유국의 지위를 갖고 있다니. 원유 가공품을 세계 여러 나라에 수출하는 대한민국! 포도를 수출하는 것으로 끝나는 건, 일차원이다. 와인을 만들어 이를 가공해 고부가가치의 명품을 수출하는 대한민국은 얼마나 당당하고 아름다운가?
오렌지의 단점, 까서 먹는 거. 해서 오렌지와 귤을 접목시켜서 천혜향을 만들었다, 일본이. 그걸 벤치마킹해서 더 개량해서 오렌지의 나라 미국에 수출한 대한민국 제주도 농민들. 미국은 자국 농민들이 생산한 오렌지 시장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천혜향은 결국 대한민국과 일본산 오렌지 개량품 간의 경쟁이 될 것이라 자신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대한민국 천혜향은 일본산을 넘어섰고, 미국산 오리지널 오렌지시장과 넘보게 되었다니, 자랑스럽다. 기술을 훔친 게 아니라서 더 대단했다.
우리 대한민국 청년들이 피, 땀, 눈물로 세계인과 당당하게 경쟁하고, 탄탄하게 앞서가고, 풋풋하게 배려하고 나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인공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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