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브라더스 제작 대한민국 영화 '밀정'을 보았다. 2008년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서 좋은 놈, 정우성 대신 '부산행'의 천만배우 공유가 자리한 영화! 대한민국판 웨스턴뮤비 '놈놈놈'만큼 난해하기보다는 스토리 자체가 막연한 '밀정'은 잠깐이나마 꾸벅 졸았기 때문일까?
2015년 7월 24일 금요일 굽은다리역 근처 홈플러스 강동점에 위치한 cgv천호점에서 1933년 친일파와 가와구치 대장 암살사건을 다룬 수작을 감상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님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잊고 싶지만 잊을 수 없는 최근대사를 가볍게, 하지만 무겁고 통열한 극의 전개에 몰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액션 르와르와 로맨스, 역사와 현대의 조우가 돋보였고 단순해 보이지만 권선징악적 결말은 중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계기교육과 역사교육, 문학과 스마트 융합교육의 모범이 되었었다.
당시 2기 스토리텔링반의 영화감상은 그들이 기획한 옴니버스식 장편소설 [활(샛가람)]을 집필하기 위한 한 단계로서 학생들에게 역사의 행간을 읽고 이를 현대의 디지털 테크닉과 스마트한 가설을 다양한 앱을 활용할 수 있는 열린 창의력의 시발점으로 기억되었고, 마당극동아리는 이를 모티브로 마당극 '독립군끼리'로 확대재생산하여 천호예술제 공연은 물론 강동구청의 좋은중학교 발표회 무대인 강동아트센터 공연까지 소박한 진로모색의 시간을 가졌었다.
"우리는 실패해도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 실패가 쌓이고 우리는 그 실패를 디딛고 더 높은곳으로 나아 가야 합니다."
의열단장 정채산(이병헌 분)의 대사다. 이육사님의 시 '광야' 4연과 닮았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친구 김장옥(박희순 분)의 엄지발가락을 간직하기까지 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을 만큼 스토리가 생략된 듯했고, 변절자 일본경찰 경부 이정출(송강호 분)의 작전에 김우진(공유 분)의 장렬한 자폭을 상상했던 영화는 이내 송강호의 깊이 있는 연기 속의 유머에 점령되고 공유의 도시적 매력에 포위당한다. '밀정'의 유쾌한 새드엔딩이 가슴을 울렸다면, '밀정'의 블랙코미디 속 상쾌한 해피엔딩은 머리를 울리게 했다. 보다 현실적인 이 영화는 철저한 권선징악과 악의 처단에 무게를 두고 있어서 통쾌하기보다 마지막에 웃을 수 있어서 유쾌했다.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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