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신림초임재혁일기

김밥꽁지

madangsoi 2018. 4. 17. 07:16

 

 

 

 

 

 

과천과학관 현장학습 간다는

달뜬 초딩 아들은 꿀잠 자아고

맞벌이 엄마는 새우잠, 새벽에

아내표 김밥꽁지 얻어먹다가

불현듯 떠오른 울 엄마표 김밥!

장례식장 갔다가 시골집 하룻밤

새벽 기차 타고 서울로 출근하는

내게 싸주셨던 거친 새벽 김밥은

무장아찌, 달걀지단, 빤 묵은지,

있는 대로 뜸뿍 들기름 비빈 밥

둘둘 말아 썩뚝 새벽밥 되었고

삼다수랑 오늘 점심 도시락 해라,

김밥꽁지같은 사람 떠올리면서

김밥꽁지 찍는데 아내표 손사래,

예쁜 김밥 놔두고 그걸 왜 찍어?

김밥꽁지처럼 우리 애들 크라고.

 

(허튼 대답, 미소 띤 눈가 뜨겁다.)